DDP teamLab:LIFE (팁랩 라이프) 전시 2021
2020.9.25 - 2021.8.22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 전시관(M1 Gate)
Solo Exhibition
teamLab:LIFE
자연에 깃든 축복과 위협도, 문명이 가져오는 혜택과 위기도, 모든 것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절대적인 악이 따로 존재하지도 않지만, 그저 따르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도 많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감정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긍정하고 싶습니다.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 있다
나 자신과 바깥 환경은 둘이 아니다.
서로 가르고 나눌 수 없다는 가르침이 있다.
분리의 반대말은 통합이 아니다.
둘로 보이는 것이 실은 처음부터 하나였음을 깨닫는 일로부터, 우리는 분리를 벗어난다.
한자 '날 생'을 '공서'로 입체적으로 써 나간다.
'생'은 삶이자 살아 있음을 뜻한다.
'공서'란 팀랩이 초기부터 계속해 오는 작업 방식으로, 빈 허공에 쓰는 붓글씨다.
먹물을 머금은 붓의 궤적이 지닌 깊이와 속도, 힘의 강약 등을 새롭게 해석해 공간 속에 입체로서 재구축하고,
팁랩의 '초주관 공간'논리 구조에 따라 다시 평면화된다.
결과적으로 붓글씨가 평면과 입체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오늘날 우리에게 '살아 있는'일은 이렇게 형상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고동치는 대지
높낮이가 있는 입체적 지형의 대지가, 시각적 인식과 신체적 인식이 분리된 채 꿈틀거린다.
또한 대지는 사람들이 움직이면 더욱 요동친다.
꿈틀대는 골짜기의 꽃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꽃들로 이루어진 생물들이 입체적인 세계에 서식하고 있다.
꽃들이 탄생과 사멸을 끝없이 거듭해 나가면서 생물의 형상을 만들어 간다.
생물들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거나, 다른 생물에 잡아먹히면서 함께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생물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을 수록 늘어난다.
반대로, 한참 동안 다른 생물을 먹지 못하면 죽어 사라진다.
또, 사람들이 생물을 이루는 꽃을 밟으면 꽃은 져 버린다.
사람들이 계속 밟아 생물 꽃이 너무 많이 지면, 그 생물도 죽어 소멸해 간다.
거대한 몰입
시작과 끝이 없이, 전부 한 획으로 이어진 파도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거대한 파도 덩어리와 마주하고, 집어 삼켜지고, 마침내 파도와 하나가 된다.
덩어리처럼 보이던 파도의 바깥은 안으로 밀려 들어가, 보는 이로 하여금 표면과 내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겉과 속이 둘이 아니며, 서로 가르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컴퓨터상에 설정한 공간에서, 물의 입체적 움직임을 구현해 가면서 파도를 구축했다.
물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물 입자의 연속체로 표현한다.
물 입자의 움직임을 따라서 공간 속에 선이 하나씩 생겨난다.
이 선들의 집합을 팀랩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논리를 거쳐 평면화하는 방식으로 파도를 그려낸다.
교차하는 영원 속, 연속되는 생과 사
꽃이 끝없이 피고 지며, 탄생과 죽음을 영원히 거듭한다.
주변 작품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어나는 꽃의 종류는 차츰 변해간다.
작품 속 세상은, 설치된 장소에 해가 뜨면 함께 밝아졌다가, 해가 지면 나란히 어두워진다.
사람이 만지면 꽃이 지고, 가만히 닿아 있으면 꽃은 평소보다 많이 핀다.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다른 작품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꽃이 피고 지니다.
한 해 동안 계절 따라 꽃들이, 한 시간 만에 바뀌어 간다.
꽃들은 생겨나 자라고 흐드러졌다가는 끝내 시들어 사라져 간다.
탄생과 죽음을 끝없이 거듭한다.
사람들이 가만히 서 있으면 꽃송이가 평소보다 더 많이 피어나지만, 만지거나 거닐면 일제히 꽃잎을 떨군다.
그리고 별도의 작품인 '물 입자의 우주'의 물 입자와 닿아도 지곤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 간다.
사전에 기록된 영상이 아니며, 되풀이되는 경우도 없다.
사람들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들여 끝없이 변화해 간다.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
꽃들이 탄생과 죽음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증식한다.
너무 많이 증식하면 꽃들은 일제히 져서 사라진다.
또한 사람들이 꽃을 만지면, 그 꽃들도 지고 만다.
물 입자의 우주
물은, 입자 간 상호 작용을 하는 무수한 물 입자의 연속체로 표현된다.
그리고 물 입자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에 선을 그린다.
그 선의 집합을 팁랩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논리에 따라 평면화하는 방식으로 폭포를 그린다.
사람들이 작품에 다가가거나 작품 위에 서면, 마치 물길을 가로막는 바위처럼, 사람 스스로가 바위가 되어 물의 흐름을 바꾼다.
작품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끝없이 변화해 간다.
이 순간의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물줄기는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
경계를 초월한 나비 떼, 경계 너머 태어나는 생명
'나비 떼'
사람들이 유리 건너편, 전시장 바깥 공간을 지날 때 나비 떼가 사람들 발밑에서 태어난다.
나비 떼는 공간 속을 춤추며, 유리 경계를 넘어서, 전시장 안쪽 공간으로 들어온다.
사람의 발끝에서 태어난 나비 떼는 사람과 닿으면 죽어 간다.
유리 건너편 공간에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이 공간은 캄캄해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teamLab
아트 콜렉티브 팁랩은 2001년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을 넘어선 연대 속에
집단 창작의 방식으로 예술, 과학, 테크놀로지 그리고 자연계의 교차점을 학제적 접근으로 모색한다.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팁랩은
예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 개인과 세계의 새로운 관계를 탐구하고 표현한다.
팁랩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인간은 각자를 둘럿싼 바깥 세상을 감각 기관으로 인지해 스스로와 분리하고 낱낱을 경계지어 독립체로 구분하려 한다.
현대 문명은 그런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해 왔다.
팁랩은 예술을 통해 감각을 확장하고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은 광대한 시간 속에, 생명의 끝없는 연속 안에 가까스로,
하지만 기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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