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갤러리 DUSAN GALLERY :: Kim Kyungtae 김경태 개인전 'Bumping Surfaces'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 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전시기간
2021. 09. 08 - 2021. 10. 16
두산갤러리에서 2020년 두산 연강예술상 수상 작가인 김경태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사진을 주요 매체로 다루는 김경태는 돌이나 서적, 너트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을
포커스 스태킹(Focus Stacking) 기법을 통해 낯설게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화(Artificial Flower)를 촬영의 대상으로 삼아 그것이 지닌 다양한 측면을 드러내어
보는 이에게 사물을 관찰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포커스 스태킹(Focus Stacking)이란 촬영하는 대상의 모든 부분에 포커스를 부여하는 사진 기법으로,
흔들림 없이 같은 장면을 근경, 중경의 포커스로 2-300장 촬영한 뒤 후보정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장으로 합쳐 최종 결과물을 얻는다.
이번 김경태 개인전에서 대형 프린트로 제작된 꽃의 이미지 1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각 화면에는 끝이 갈라지며 패브릭 조직이 드러난 꽃잎의 가장자리, 미세한 붉은 점으로 염색물이 잘못 물든 부분,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녹색 줄기와 꽃봉오리를 이어 붙이며 튀어나온 접착제 덩어리 등 사진의 대상이 조화라는 사실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작가는 대상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내재적인 해석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의 사진은 사람의 시력이 닿지 못하는 곳에서 사물이 지닌 해상도를 파악하려는 듯,
가까이 바라보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
평소 식물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인테리어 소품이자, 자연물을 따라 만들어진 조화를 발견하고
그 면면을 들여다보는 일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나의 사물을 두고 프레임 속 모든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촬영한 뒤,
실제와 다른 스케일로 출력하여 보는 이를 교란시키는 김경태의 태도는 그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흐름이 좀 더 분명해진다.
<Bumping Surfaces>시리즈는 인공-자연물이 지닌 표면의 질감을 끈질기게 쫓아감으로써
우리가 사물을 습관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시 제목인 <Bumping Surfaces>는 김경태가 그리 크지 않은 사물들을 천천히,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한 장의 사진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시각적 충돌을 의미하는 단어이자,
특정 장면에서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모니터화면에서 다시 출력물로 이어지는
'이미지가 지닌 표면의 탄력적 가능성'이라는 작가의 관심사를 함축하는 말이다.
흔한 사물의 몰랐던 부분이 지닌 생경한 질감과 서로 다른 감각들이
모이고 튕겨내며 만들어지는 시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의 겉면을 빠짐없이 보는 것으로 실체를 파악하려는 김경태의 태도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반추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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